여기를 누르면 2019 청소년 성性문조사 보고서 전체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 성性문조사의 시작
"청소년도 콘돔이 필요한데, 왜 사기 망설일까요?"
"청소년도 법적으로 살 수 있는데 왜 콘돔을 못사게 할까요?"
"14살이 연애할 때 알맞은 스킨십 수위나 속도는 뭔가요?"
"우리 애는 순수해서 그런 거 잘 몰라요."
"성교육이 오히려 아이들 호기심을 부추기는 거 아닌가요?"
"콘돔 끼우는 수업을 왜 학생한테 해요? 20살은 넘어야죠."
성에 대한 것만큼이나 양육자와 청소년이 서로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분야가 있을까요?
통계청에서 청소년의 성을 다룬 자료는 첫 성관계 연령, 피임 여부, 음란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지 등을 담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청소년의 목소리를 담은 자료는 없었습니다.
체레미 마카의 전신 이브 콘돔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이 실제로 겪는 성 관련 고민이나 어려움은 뭘까?’
‘어디에서 섹스할까? 얼마나 안전하고 깨끗한 곳에서 할지 궁금해.’
‘단순히 피임을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제대로 된 피임법을 알고 시행하는지 궁금해.’
2019년, 청소년 성문조사(性에 대한 설문조사, 이하 성性문조사)를 통해 청소년의 피임, 섹스, 성교육을 더 가까이에서 본 현실적인 자료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직접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10대 인턴을 채용하고, 10대 인턴이 직접 설문지를 만들어 조사하였고, 1,348명이 참여하였습니다.
10-19세가 참여하였고, 17-19세가 82%로 가장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참여자의 생물학적 성(Biological Sex) 분포는 여성 48.2%, 남성 45.4%, 인터섹스 3.6%, 기타 2.8% 입니다.

‘이브’ 라는 콘돔 브랜드를 런칭하기 이전, 콘돔이 판매되면 청소년에게 동일한 수의 콘돔을 기부하는 ‘부끄럽지 않아요’라는 쇼핑몰이 먼저 운영되었습니다.
당시 운영하던 청소년 성 상담 게시판에는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주의 주장에 콘돔을 구매하지 못했다는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2017년에는 청소년이 콘돔대신 랩으로 피임한다는 기사가 나왔던 것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의 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사회인 것 같습니다.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은 아직도 올라오곤 하지만, 답변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은 콘돔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거든요.
10대의 섹스
2019년 청소년 성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콘돔을 구매하려는 청소년에게 ‘주위의 시선’은 큰 걸림돌이 됩니다. 콘돔 때문에 청소년이 성관계를 빨리하거나 성범죄가 늘어난다고 걱정하는 양육자가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위험한 게 정말 ‘콘돔’인가요? 청소년에게 위험한 건 ‘콘돔을 사기 어려운 현실’ 그 자체입니다.

세계적으로 성교육이 잘 되고 있다고 유명한 네덜란드는 첫 성관계 시 피임하는 비율이 95%이며, 청소년 임신과 임신중지율이 세계 최저입니다. 성교육뿐만 아니라, 콘돔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조성하였기 때문입니다.[i]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첫 성관계 피임율에 대한 통계가 없을뿐더러 성인을 포함하여 설문하여도 피임률이 7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ii]

청소년은 실제로 어떤 것을 고려하고 해야하는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주체이자,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인격체입니다.
청소년이 ‘보호’라고 불리는 통제 속에서 ‘성적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오히려 청소년이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선택은 정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청소년이 선택하기에 앞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정보를 주는 것 또한 환경을 만드는 일환입니다.
당사자인 청소년은 ‘서로 원해서’ 섹스를 합니다. 피임법이 아닌 ‘질외사정’과 ‘월경 주기법’을 사용하지 않도록[iii],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여 콘돔을 사용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세요.

언제부터 성을 이야기해도 될까요?
실제 성교육 현장에서 양육자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성교육해서 오히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아닐까요?’입니다. 콘돔 끼우는 수업은 20살이 넘어서 해야 한다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되돌아보면 4~5살부터[iv]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나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라고 질문해왔는데도 말이죠.

성을 언제 어떻게 접했는지에 따라서 가치관이 결정될까요? 청소년은 교육 외에 다양한 곳을 통해서 성을 접합니다.
‘언제’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떤’ 형태로 접했는지입니다.
청소년들은 성인조차도 진실여부를 알 수 없는 글이 넘치는 인터넷이나 비슷한 지식을 가진 또래들을 통해서 성을 알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어떤’ 형태로 ‘무엇’을 전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주실 수 있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3년 간 2019년 청소년 성性문조사 보고서는 청소년의 성에 대한 인식 전환과 다양한 캠페인을 위한 영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성교육 강사에게 콘돔 교육을 요청하는 학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v]
앞으로도 청소년의 성적권리를 위한 체레미 마카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i] [청년시선] 성장기부터 ‘性 교육’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https://www.sid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85
[ii] '9/26 세계 피임의 날' 가장 확실한 '피임법'은 이것! https://www.medicaltimes.com/Main/News/NewsView.html?ID=1143055
[iii] 질외사정의 피임률은 아무 피임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유사합니다.
월경 주기는 컨디션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피임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칼이 발명되고 나서는 돌로 과일을 쪼개지 않듯이, 성공율 높은 발전된 피임법을 사용합시다.
[iv] 4~5살은 성정체감이 생기는 나이로, 성에 대한 질문이 시작됩니다.
[v] [육퇴한 밤] 아이들에겐 피임법 알려줄 어른이 필요하다 | 한겨레 2022.09.29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60754.html
202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