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의 에디터 ‘상숙’ 입니다.
이름만큼이나 친숙하게 섹스와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첫 문장부터 저돌적이긴 하지만, 요즘 저의 최대의 관심사는 ‘애액’입니다. 예전에 한 속설로 ‘한국 사람들은 마늘을 많이 먹어서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영양분을 많이 섭취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물은 많이 마셨는지 배변활동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죠.
최근에 저는 집에서 혼자 이것 저것 술을 만들어 먹는데 취미가 생겼는데요. 밖에 많이 나가지 못하다 보니 집에서 저녁에 종종 마셔보지 못한 와인이나 보드카를 도전해보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궁금하더라고요.
“술을 자주 마시면, 술을 많이 마시면 그러지 않았을 때 대비 애액의 맛이 다를까?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
질에서 나오는 액체 또한 분비물의 일종인데, 그렇다면 어떨 때 애액의 맛도 달라질까요? 오늘은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 봐요.

1. 시큼한 맛?
아침에 상쾌하게 씻고 활동을 한 뒤 밤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세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돌아다녔다면 덜하겠지만, 밖에 나가서 업무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밥도 먹고, 산책도 조금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약간의 땀이 날 수도 있고 조금 피곤해질 수도 있겠죠. 팬티에는 자연스럽게 분비물이 조금 묻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 때문에 아침에 아무리 깨끗하게 씻었더라도 외음부는 계속 팬티와 속바지, 바지 등의 의류와 달라붙어 있었기에 습기가 차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외음부 및 애액에서는 약간 큼큼한 맛이 날 수도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하루의 끝에 애인과 섹스를 하게 될 것 같다면 섹스 전에 씻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침에 아무리 깨끗하게 샤워했더라도 밤에는 자연스럽게 시큼한 맛이 날 수 있으니까요.
2. 강한 향의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스파라거스를 많이 먹으면 애액에서 소변맛 혹은 진한 풀맛이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카레와 같이 향이 강한 음식도 애액의 맛에 영향을 줍니다. 카레를 많이 먹은 날 섹스를 할 때 흥분하는 과정에서 땀이 나게 되면 카레와 같이 향이 강한 음식이 섞이면서 독특한 맛이 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학계에서는 음식 섭취와 애액 맛의 연결성에 대해 모든 걸 정확히 밝혀낸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위의 아스파라거스나 카레처럼 강한 향이나 맛의 음식은 분명 ‘평상시와 다른 애액이다’는 것을 느끼는데 영향을 끼칩니다.
마늘이나 양파, 붉은 고기, 유제품 등도 애액의 맛이 평상시(약간 시큼한 맛)와 다른 특이한 애액의 맛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3. 짠맛의 애액
소변을 본 뒤 제대로 닦아내거나 씻어내지 않으면 애액에서 짠 맛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는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4. ‘철’맛이 난다면?
가끔 입에 상처가 나서 피를 맛보게 되면 ‘철’맛이 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을 거예요. 애액에서도 ‘철’맛이 날 수도 있는데요. 바로 월경 직후가 그렇습니다. 월경혈이 팬티에 묻어나지 않더라도 여전히 질 안에 미량의 혈액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애액에서 철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5. 담배와 알코올, 그리고 애액
담배와 알코올도 애액의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술을 마시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는 알코올로 인해 체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서 약간의 땀이 날 수 있습니다. 땀과 애액이 섞이면 맛이 조금 달라질 수 있죠. 어떤 술을 마셨느냐에 따라 애액의 맛이 쓸 수도 있고 신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으로 느끼는 맛과 애액을 통해 느끼는 맛은 다를 수도 있죠. 아무리 단맛이 가득한 칵테일을 몇잔씩 마셨어도 애액에서는 맛있는 칵테일의 단맛이 그대로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알아두세요.
담배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의 양이나 분비물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흡연을 자주 하게 되면 애액의 신 맛이 강해지거나 쓴맛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시큼하고 꿉꿉한 맛이 날 수도 있고요. 담배를 피는 것은 애액의 맛에 있어서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네요.

애액의 맛이 조금 더 괜찮을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왜 던지는 것일까요? 대게는 커닐링구스(여성의 성기를 입술 및 혀로 애무하는 행위) 때문일 것입니다. 커닐링구스를 잘만 하게 되면 평상시 오르가슴을 느꼈던 강도보다 훨씬 더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도 있고, 함께 하는 파트너 또한 즐거운 섹스로 인해 더 기분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걸리는 건 바로 애액.
여성의 성기는 내부(질)가 외부와 통하기 쉽기 때문에 질에 균이 들어오기 쉽습니다. 질염에 걸리게 되면 평상시 건강한 질 안의 환경에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애액의 색이나 향, 맛 또한 이상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의 생식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질염은 마치 감기처럼 걸린다는데, 그렇다면 당연히 커닐링구스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어도 질에서 나오는 분비물의 향이나 맛이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청결제품의 사용
질에서 나오는 애액을 포함한 분비물의 냄새(맛)가 신경쓰인다면 인터넷 쇼핑몰이나 드럭 스토어에서 파는 ‘여성청결’용품에 눈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화학성분으로 가득한 여성청결제로 외음부를 씻어내거나 질세정제로 질 내부를 씻어내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오히려 질에 이로운 균까지 씻겨내려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정말 냄새가 평상시와 다르게 이상하거나 질 분비물의 색이 초록색, 진한 노란색, 갈색 등이라면 부인과 내원을 권해드립니다.
너무 뻔하지만 꼭 보시길
잠을 푹자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적당히 하고. 몸과 관련된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은 꼭 이렇게 이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정말 중요하기에 어느 곳에서든 강조하는 것이겠죠? 애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하고, 잠을 충분히 자고,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은 애액의 맛을 너무 쓰거나, 너무 시거나, 너무 비리지 않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 이외에도 도움이 되는 것들 몇가지를 나열하며 이번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 클리토리스와 대음순, 소음순을 꼼꼼하게 잘 씻어주기
- 100% 순면 팬티 입기 (통기가 잘 되기 위해)
- 담배를 피지 않거나 절연하기
- 독성이 없는 섹스토이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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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13 Things to know about vaginal taste, Gabrielle Kassel(Medically reviewed by Jennifer Litner, LMFT, CST), 2020. 1. 14, https://www.healthline.com/health/how-to-make-your-vagina-taste-good
2) What does a vagina taste like?, Kimberly Holland(Medically reviewed by Janet Brito, PhD, LCSW, CST), 2019. 8. 26, https://www.healthline.com/health/what-does-a-vagina-taste-like
3) Sarah C Markt, Elizabeth Nuttall, Constance Turman, Jennifer Sinnott, Eric B Rimm, Ethan Ecsedy, Robert H Unger, Katja Fall, Stephen Finn, Majken K Jensen, Jennifer R Rider, Peter Kraft, Lorelei A Mucci, Sniffing out significant “Pee values”: genome wide association study of asparagus anosmia, 2016. 12. 13, doi: https://doi.org/10.1136/bmj.i6071
4) 10 Cunnilingus myths everyone needs to stop believing, Zahra Barnes, 2016. 6. 6, https://www.self.com/story/cunnilingus-myths-everyone-needs-to-stop-believing
여자의 시큼한 맛을 좋아한다